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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4

상추를 씻다가 5시 조금 못되어 사과밭에 나가 영양제를 넣어 방제를 했다. 우리는 사과나무에 약을 치는 횟수나 양에서 다른 사람들의 절반도 안되고 화학비료는 아예 쓰지 않기 때문에 대신 사과를 적게 달아서 영양소모를 줄이고 스트레스를 줄여줌으로써 병충해를 이겨내게 하는 방식으로 사과농사를 짓는다. 보통 다른 분들이 나무 한 그루에 사과를 150~200여개씩 다는데 우리는 한 그루에 기껏해야 70~80개를 달고 나머지 달려있는 열매를 다 따내주기 때문에 5월부터 7월 초까지는 계속 열매솎기하느라 여간 바쁜게 아니다. 아무래도 방제를 적게 하다보니 6월~8월의 고온다습한 날씨에서 사과나무는 병충해에 취약하기 때문에 열매솎기 하는 내내 사과나무가 병에 걸렸는지 세심하게 살피며 때때로 칼슘, 마그네슘, 미량요소 등 영양제를 .. 2023. 6. 23.
엄마는... 장마라 집 안에서 쿱쿱한 냄새가 가시지를 않는다... 집안과 바깥, 바람에서조차도 모든 곳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다. 그친 줄 알았던 비가 어젯밤부터 다시 내리더니 오늘 새벽에도 가는 이슬비가 이어졌다. 어제 저녁 늦게서야 엄마의 택배를 풀어봤다. 어제비가 오길래 그동안 쓰지않았던 재난지원금도 쓸 겸 해서 시내에 나가 이것저것 볼일을 보느라 늦게서야 돌아와 아랫동네에 맡겨졌던 택배를 찾아왔다. 엄마가 보내준 것은... 쑥가래떡 두 묶음, 손질한 갈치 토막 한 묶음, 손질한 조기 한 묶음, 삶은 죽순 두 묶음, 블루베리 한 봉지... 아이스박스에서 하나하나 꺼내 식탁 위에 놓는데 눈물부터 왈칵 쏟아진다... 이른 봄 양지바른 곳에 보얗게 올라온 조그마한 햇쑥을 다리도 안좋으신 분이 쪼그리고 앉.. 2020. 7. 1.
장마에 닿은 마흔아홉번째 생일 며칠 전부터 남편은 전전긍긍이다. 내가, 곧 돌아올 이번 내 생일에는 기필코, 최초로 당신이 직접 끓인 미역국을 먹어야겠다고 선언했기 때문! 남편은 여러가지 다른, 정말 터무니없는 것들- 늘 그러하듯 매우 유치한 제안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수작이니까- 로 협상해보려 했지만 내 대답은 전부 NO! 어제, 내 생일 아침에 결국 남편은 이미 깨어있었지만 자는 척 하고 있던 나를 뒤로 하고 조용히 부엌으로 들어갔다. (일찍부터 비가 내렸기에 농삿일 쉬는 날이었으니 나는 운도 좋아! ^0^) 곧 물 트는 소리, 냄비뚜껑 달그락거리는 소리, 도마에 칼질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기어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킥킥거렸다. 마흔아홉번째 생일 아침에 나는, 남편이 최초로 끓인 전복과 들깨가루를 넣은 미역국을 먹었다, 세상에.. 2020. 6. 25.
당신의 예순번째 생일을 축하해요~^^* 당신의 예순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제 환갑 맞은 거 맞지요? ㅎㅎ 지금껏 그래왔듯이 우리, 즐겁게 신나게 살아가요~ 건강은 당연히 튼튼하게 지켜내구요! 이제부터 더 놀랍고 멋진 삶이 펼쳐질 거예요! ^0^ 2019.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