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2월 말쯤이던가, 황옥을 먹고싶어하는 임산부 며느리에게 사보내고 싶다며 어느 고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러나 황옥은 이미 한참전에 품절.
그분은 품절이라는 말에 무척 실망하시면서 입덧해서 다른 것은 못 먹는 며느리가 황옥만큼은 꼭 먹고 싶어하는데, 좋지않은 흠과도 괜찮으니 조금이라도 구할 수 없는지 재차 물으셨다.
나도 황옥을 정말 좋아해서 모양삐뚤이나 흠집나거나 멍들어 판매할 수 없는 좋지않은 것들을 모아둬서 몇달을 먹는데, 예전부터 임산부는 과일도 크고 예쁜 것만 먹어야한다는 말을 들어서인지 선뜻 이걸 보내주기가 난감했으나 남은 거라고는 이것뿐이니 어쩔수가 없어서 사과상태가 좋지않음을 자세하게 설명한 후 그중에서 제일 나은 것으로만 골라 두박스 가득 보냈다.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것을, 좋지않은 흠과로 보내는 것도 마음에 걸리는데 무슨 돈이냐며, 이런건 판매하는 게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렸다.
그래도 이 많은 걸 그냥 받을 수는 없다며 자꾸 송금하겠다고 하셔서, 한 아기를 키우는데는 한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좋은 황옥이 남아있었으면 보내는 우리도 정말 기분좋게 보내드렸을텐데 남은 것이 이것뿐인게 너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얼마전에 그 임산부 며느리분으로부터 사진과 함께 문자가 왔다.
.......
너는 정말 아기천사구나!
사진을 보는데 왠지 울컥해지는...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나지 않는 해바라기 이야기 (0) | 2023.02.17 |
---|---|
겨울밤. 가로등. 눈. 낙서 (0) | 2023.01.29 |
폭설에 갇힌 산골의 한밤중 (0) | 2023.01.06 |
선물 (0) | 2022.12.28 |
산골 호세권 (1) | 2022.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