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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아기천사

by 풀빛달빛 2023. 1. 8.


2021년 12월 말쯤이던가, 황옥을 먹고싶어하는 임산부 며느리에게 사보내고 싶다며 어느 고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러나 황옥은 이미 한참전에 품절.
그분은 품절이라는 말에 무척 실망하시면서 입덧해서 다른 것은 못 먹는 며느리가 황옥만큼은 꼭 먹고 싶어하는데, 좋지않은 흠과도 괜찮으니 조금이라도 구할 수 없는지 재차 물으셨다.
나도 황옥을 정말 좋아해서 모양삐뚤이나 흠집나거나 멍들어 판매할 수 없는 좋지않은 것들을 모아둬서 몇달을 먹는데, 예전부터 임산부는 과일도 크고 예쁜 것만 먹어야한다는 말을 들어서인지 선뜻 이걸 보내주기가 난감했으나 남은 거라고는 이것뿐이니 어쩔수가 없어서 사과상태가 좋지않음을 자세하게 설명한 후 그중에서 제일 나은 것으로만 골라 두박스 가득 보냈다.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것을, 좋지않은 흠과로 보내는 것도 마음에 걸리는데 무슨 돈이냐며, 이런건 판매하는 게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렸다.
그래도 이 많은 걸 그냥 받을 수는 없다며 자꾸 송금하겠다고 하셔서, 한 아기를 키우는데는 한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좋은 황옥이 남아있었으면 보내는 우리도 정말 기분좋게 보내드렸을텐데 남은 것이 이것뿐인게 너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얼마전에 그 임산부 며느리분으로부터 사진과 함께  문자가 왔다.
.......
너는 정말 아기천사구나!
사진을 보는데 왠지 울컥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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