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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150

어둑해질 무렵 사과밭에서 - 조금 지쳐 바라본 먼 하늘, 먼 산. 2023. 8. 16.
무서워... 아침상을 차리려다 식탁 위로 와르르 수저통을 쏟았다. 어제 아침부터 물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카눈, 태풍이 오고 있다니... 봄철 사과꽃 폈을 때 며칠간 영하로 떨어지는 냉해피해를 입어 꽃들이 많이 죽었고 그 후 긴긴 장마로 사과밭 전체가 침수되어 사과나무 뿌리가 너무 많이 상했는데 곧이어 35도 넘나드는 폭염으로 이미 뿌리가 많이 상했던 사과나무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잎의 영양분을 다 소진하며 버티느라 잎들이 고사되어 가는 중에 또다시 태풍과 맞닥뜨리다니...... 비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는 사과나무를 바라보고 있자니, 힘들다... 그만두고 싶다... 점점 지쳐가는...... 2023. 8. 10.
호우주의보가 무섭다. 며칠째 세찬 빗줄기 속에 갇혀있다. 사과나무는 빗물에 잠겨 이파리마다 시들해가고 막 피어나기 시작한 백일홍과 국화는 쓰러져 진흙탕에 짓뭉개져간다. 배에 종기가 나서 고통스러운 오월이는 며칠째 먹지 않고 한껏 웅크리고만 있다. 나는 장염 때문에 물 한모금만 마셔도 바로 배를 움켜쥔 채 화장실로 달려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사소한 일상이고 작은 아픔일뿐. 며칠동안 우리나라 곳곳에서 물난리로 인해 사망하고 실종되고 다치고 집을 떠나 대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발생했다. 집과 가게와 논밭이 무너지거나 빗물과 진흙탕에 잠겼다. 몇년전에, 태풍과 함께 사흘밤낮동안 쉬지않고 세찬 비가 내렸는데 근처 태양광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난개발하던 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그 무너진 진흙더미가 계곡을 막는.. 2023. 7. 16.
숨은 오이(덩쿨) 찾기 오이(덩쿨)가 보이시나요...? 5월부터 계속 사과 적과작업(열매솎기)에만 매달리다보니 다른 텃밭이나 꽃밭을 제대로 돌볼 새가 없다. 잠시 장맛비가 멈췄을 때 밭을 둘러보는데 오이를 심어놓은 곳 앞에 서니 어리둥절~ 숨은 오이(덩쿨) 찾기 게임도 아니고 ~~~ 너 도대체 어디서 자라고 있는거니? 풀더미 속에 가려진 오이덩쿨이 다치지않게 조심스레 찾아가며 풀을 뽑아줬더니 에효... 오이가 엄청 욕했겠다! 오이가 주렁주렁 달리면 착착 따다 잘만 먹으면서(쳐묵쳐묵ㅜ.ㅜ) 자랄 때는 숨도 제대로 못 쉬게 풀더미 속에 방치하는 쥔장이라니. 미안합니다! 장맛비에 젖은 토마토가 주렁주렁~^0^ 주인 잘못 만난 꽃밭도 마찬가지다. 백일홍과 코스모스는 풀더미 속에서 잘도 자라주네, 미안하고 고맙게도... 2023.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