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1 호우주의보가 무섭다. 며칠째 세찬 빗줄기 속에 갇혀있다. 사과나무는 빗물에 잠겨 이파리마다 시들해가고 막 피어나기 시작한 백일홍과 국화는 쓰러져 진흙탕에 짓뭉개져간다. 배에 종기가 나서 고통스러운 오월이는 며칠째 먹지 않고 한껏 웅크리고만 있다. 나는 장염 때문에 물 한모금만 마셔도 바로 배를 움켜쥔 채 화장실로 달려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사소한 일상이고 작은 아픔일뿐. 며칠동안 우리나라 곳곳에서 물난리로 인해 사망하고 실종되고 다치고 집을 떠나 대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발생했다. 집과 가게와 논밭이 무너지거나 빗물과 진흙탕에 잠겼다. 몇년전에, 태풍과 함께 사흘밤낮동안 쉬지않고 세찬 비가 내렸는데 근처 태양광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난개발하던 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그 무너진 진흙더미가 계곡을 막는.. 2023. 7.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