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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제발 부탁드립니다...

by 풀빛달빛 2020. 12. 28.

우리가 농사지은 사과와 오미자, 이것으로 가공한 사과즙과 오미자발효진액을 전부 직거래하기에 일년동안 천몇백개의 택배를 보내는데 한번씩 배송 중 파손사고가 발생한다. 천몇백개 중에서 많은 수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나로서는 파손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편이다. ㅠㅠ

그러다보니 택배를 발송하고 발송안내문자-파손되었을 경우 꼭 연락부탁드린다는 메세지 강조해서-를 보낸 후 다음날 어느 정도 전날 보내진 택배가 고객님들께 전달되어졌을 저녁무렵부터는 살짝 불안증이 생겨난다. 띵똥 한는 문자알림이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면 '파손인가...?' 하는 걱정, 불안... 고객님들이 언짢아하지 않도록 파손에 대한 설명과 후속조치 안내에 대해서 신속하고 침착하게 응대하기 위해 재빠르게 머릿속에서 연습하기도 한다. ^^;;

대부분의 고객님들께서는 택배가 배송 중 파손될 수도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  이해해주시는데 간혹, 처음부터 상품성이 떨어지는 과일을 속여 팔았다며 화내시는 분들도 계시다. 

그도그럴것이 사과박스는 찌그러진 데 하나 없이 멀쩡한데다 사과 겉면에서 보면 멍든데가 잘 표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박스가 부서지거나 납작 눌려졌고 사과가 몇조각 쪼개져 도착한 경우라면 이해되시겠지만... 

사과박스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던져지면 겉 박스는 모서리로 부딪치지 않는 한 진짜 멀쩡하다. 그러나 그 안의 사과들은 그 낙하 충격으로 심하게 멍들고 깨지기도 한다...! 

 

사과박스가 위에서 떨어지거나 던져져서 사과들이 흐트러지고 멍든 자국이 선명하게 났다...ㅠㅠ

 

파손에 대비해서 최대한 몇 겹으로 안전장치를 해서 발송하지만 낙하사고에는 무용지물!

포장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도 만만치 않건만...

 

낙하사고를 당한 사과를 깎아보면 이렇게...ㅠㅠ

 

황옥, 색이 연한 노란색이다보니 멍든 자국이 꺼멓게 더욱 도드라져보인다.

구매하신 고객님께서 상품평에 이 사진을 올리셨다.

제 가격을 주고 산 사과가 이렇게 형편없는 상품이었다고 생각하셔서 단단히 화가 나신 듯...

그래서 항상 택배를 발송 한 후에는 발송했다는 내용과 함께 배송 중 사과가 멍들거나 깨지는 등의 파손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그럴 경우 꼭 연락부탁드린다는 간절한(!) 메세지를 담은 안내문자를 발송함에도 불구하고... 

이럴 때는 나도 기운이 쫙 빠진다...... 

 

과일택배다보니 당연히 배송 중에 몇 건의 파손사고는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아무렇지도 않다. 고객님들께서 이런 상황에 대해 이해해주신다면 우리로서는 기꺼이, 얼마든지 그 손해- 전체적으로 다 멍들거나 엉망인 상태라면 주문하신 상품과 동일상품으로 재발송드리고 몇 개가 멍든 경우라면 갯수만큼 환불해드린다 - 는 감당할 수 있는데, 무조건 화내시거나 악평을 남기시는 고객님들 앞에서 우리는 절대적으로 "을"의 자세에서 마음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전화로 응답하다가 운 적도 있다......)

'제발 그렇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저희는 악덕농부나 악덕장사치가 결코 아닙니다! 남편과 제가, 우리 손으로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농사짓고 선별하고 포장해서 보내드리는 건데 어떻게 처음부터 형편없는, 도저히 못 먹을 것을 넣었겠습니까... 음식쓰레기를 넣었다는 표현에 저희 마음은 그대로 무너집니다, 제발 그렇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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