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한 이후 그러니까 2004년 이후로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만진 일이 스무번도 되지 않는다.
거의 가본 일이 없어 정확한 횟수를 기억할 수는 없지만 아무리 넉넉잡아도 스무번이 절대 안될 것이다.
조카들 결혼식 때문에 두 번 간 기억은 분명하고 아마도 몇 년에 한번 정도 한여름이나 한겨울에 머리를 자르고 펌을 했던 것 같다.
그것도 마지막으로 간 것이 몇 년 전인지조차 전혀 기억이 나지를 않으니...
남편은 귀농 이전부터 미용실에 단 한번도 가지를 않았다!
미용실 가는 것을 무슨 군대 다시 가는 것마냥 끔찍하게 여기는 남편 때문에 미용기술은 커녕 똥손인 내가 할수없이 인터넷으로 구매한 미용가위로 대충대충 잘라줬다.
물론 머리를 묶고 다니는 남편의 헤어스타일(?) 덕에 가능한 일!
스타일, 취저 이런거 전혀 고려할 필요 1도도 없이 그저 길이만 잘라주면 되기에 가능했다는~
나 역시 귀농한 이후로 남편처럼 늘 머리를 댕강 묶고 다녔기에 미용실 출입이 거의 필요없었고 머리가 길어지면 남편이 길이만 깎아주면 됐다.
그런데 남편이 내 머리를 깎고 나면 늘 아옹다옹 다툼이 이어지기 마련!
나도 똥손인지라 왠만하면 아무말 않고 넘어가려 하는데 하, 참 이건 좀...
아니, 머리 깎기 전 분명 머리 자를 위치를 콕 집어 알려주면
"어, 알았어, 거기! 걱정마! 글쎄 걱정말라구! 여기잖아, 여기! 마음에 딱 들게 잘라줄게!"
그러나 현실은 내가 알려준 위치보다 한참이나 위에서 댕강 한칼에, 아니 한가위인가... 잘라내버린다!
속도로만 보면 완전 영화 '가위손'의 에드워드(조니 뎁)도 울고 갈 솜씨 아닌가!
그래서 한참이나 짧아진 머리카락은 내 어깨 좌우에서 사정없이 막 뻗치고 솟구치고 장난아니다!
우쒸!!!
게다가 이렇게나 삐뚤빼뚤하게 자를 수 있다니...!
가위손은 개뿔~~~
겨울밤, 산골 미용실에서 나는 오늘도 망했다!
그나저나 산골 이발사는 이 솜씨로 밥이나 먹고 살라나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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