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퇴비를 내야할 시기다.
일년동안 꽃을 피우고 잎과 가지를 내고 열매를 맺고 키우느라
정말 애쓰고 수고한 우리 사과나무와 오미자덩쿨에
작년에 만들어둔 자연퇴비를 주고 다시 내년에 쓸 퇴비를 만들어둬야 한다.
보통 다른 농가에서는 열매 수확 후 감사비료라 해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화학비료를 휙휙 뿌려주고 짐승의 배설물로 된 거름을 내지만
우리는 가장 자연에 가까운 방식으로 재배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한다.
그래서 산 속에 쌓인 퇴적물 부엽토와 사과와 오미자 열매, 달걀껍질, 그리고 쑥과 칡 등을
섞어서 만든 자연퇴비를 1년 전에 만들어 사용하고 다시 또 내년에 쓸 것을 만들어둔다.
어떤 농가는 이런저런 재료를 넣고 설탕을 넣어 발효시킨 것을 나무에 살포하기도 하는데
내 생각엔 그건 나무에 이롭게 하기 보다 단순히 과일의 당도를 높히기 위한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설탕발효액은 봄,겨울이 아닌 가을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에 살포하는데
그러면 뿌리와 잎과 줄기, 열매가 그 발효액을 흡수해서
지금 시기에 가장 많은 영양을 필요로 하는 열매- 열매가 커지며 익어가는 시기이므로-로 집중해 보내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 이것은 자연에 가까운 방식이 전혀 아니다!
매서운 겨울 바람이 어찌나 얄밉게 쌩쌩 불던지...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손발이 꽁꽁 얼도록 퇴비용으로 사용할 사과를 잘게 썰었다.
오미자와 다른건 통 안에서 잘 삭아가는 중이고~
이 일이 끝나면 며칠은 산에 가서 부엽토를 긁어와야지.
얘네들이 어우러져 알맞게 잘 삭아 훌륭한 자연퇴비가 되고
이것을 뿌리에서 잘 빨아들여 먹은
오미자와 사과나무는 건강하게 잘 자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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