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황옥 택배작업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우리 가족 단톡이 요란스럽다
무슨 일일까 궁금해서 보고 싶은데 당장 내일 보낼 택배작업을 끝내야 하므로
참고 일하다가 허리 한번 펴고 하자는 남편의 말에
후다닥 폰을 들여다보니 오늘 휴일, 가을날이 정말 쨍하니
각자 사는 곳 중간쯤에 위치한 00수목원에서 번개하자는
둘째 언니의 제안에 모두들 왁자지껄 신이 났구나~! ^0^
엄마가 마음쓰였는데 고맙게도 넷째 언니가 먼저 엄마한테 들러 모셔가겠다니!
평소에도 고마울 때가 많은 언니들이지만 엄마 챙기는 걸 잊지 않을 때는 더욱 언니들이 고맙다!
저녁에
엄마, 형부, 언니, 조카들 사진을 보면서 흐믓한 마음에
엄마한테 전화를 했더니 에고 우리 엄마는...
"그래, 좋긴 하더라. 날씨도 좋고 멀미도 안하고
걷는데 허리도 오늘따라 덜 아픈 것도 같고..
그런데 네가 놀러가야 하는데...
맨날 그 산골에 박혀 한번 놀지도 못하는데,
네가 와서 놀아야하는데... 나만 잘 놀고 왔다..."
엄마, 엄마... 우리 엄마...
엄마는 그 젊고 예뻤던 시절에 시골에서 온갖 힘든 농삿일에
까탈스러운 시어머니 병수발 하면서 구남매를 다 키워 내셨는데
자식들 다 결혼시키고 몸이 좀 편안해지려 할 때
갑자기 치매가 찾아온 아빠 병수발 다 하시고
이제 여든 훌쩍 넘기신 나이에 자식들과 가까운 수목원 한번 나들이하신 것에도
일 때문에 바빠 가지 못한 딸 걱정에 즐겁게 놀지도 못하시는 우리 엄마...
자꾸 눈물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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