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2,4,6언니(둘째언니, 넷째언니, 여섯째언니)와 나, 이렇게 넷이서 대만여행을 계획하고 왕복비행기, 숙소 예약까지 다 끝내고 기다리다가 갑자기 발생한 코로나19로 위약금 왕창 물고 다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맨날 산속에만 틀어박혀 사는 동생을 이렇게라도 끄집어내 바깥바람이라도 한번 쐬줘야한다며 세명의 언니가 작정하고 내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은 채 결정해서 통보한 여행계획이었다 ㅠㅠ )
그 때는 코로나19 아주 초기단계였기에 해외여행이 막히거나 위험한 정도까지는 아니어서 다녀왔어도 됐지만 그래도 안전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취소하게 되었다. 대신 아쉬운 마음에 2박3일 여정으로 통영과 거제도, 지심도를 여행했다.
벌써 일년 전 일이라니... 세월 참...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한 시간이 벌써 일년이란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지... 영원히 함께 하게 될 지... 아니면 조만간 사라지게 될 지 알 수 없는 일.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점점 지치고 우울해지고 분노한다고 한다.
코로나블루, 코로나레드, 코로나블랙... 신조어들까지 탄생시킨 코로나시대에 도시에서의 생활은 여러가지로 불편하고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 것 같다. 내가 직접 겪지 않아서 어느 정도 힘들지 실감나지는 않지만 적어도 매일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것을 상상하면 정말 힘들 것 같다. 마스크생활만으로도...
여기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물론 농협이나 면사무소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갈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우리는 사람 모이는 곳에 거의 가는 일이 없고 대부분 집과 근처 밭, 동네길이나 산길, 계곡 등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는다.
코로나시대 이후 내가 느끼는 불편사항은 엄마뵈러 가기가 힘들어졌다(대중교통을 여러번 환승해야 하기에 엄마도 오지말라고 하심)는 것과 정기적으로 가야했던 서울대학병원에 가기가 다소 불편해(역시 대중교통을 여러번 환승해야 하는데다 하루만에 빠듯할 경우 큰언니집에서 하루 숙박하려면 아무래도 민폐일 것 같아서) 병원 예약된 날짜를 계속 미루고 있다는 정도이다.
나나 남편은 사람들과 어울려 떠들썩하게 놀고 먹는 거 좋아하지 않고 어디 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거 좋아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지 않고 맛집탐방이라는든가 외식하는 거 좋아하지 않기에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삶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이다.
동네와 뚝 떨어진 깊은 산골에 남편과 나, 또또와 오월이 우리 넷이 살면서 철에 따라 사과밭과 오미자밭, 텃밭에서 일하며 종종 근처 산이나 계곡에 가거나 동네길을 산책하고 집안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아궁이에 불 지펴 잠자리에 드는 게 생활의 거의 전부이기에...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은 왼종일 뒹굴거리며 오래된 책을 읽거나 영화, TV를 보기도 하고 맛있는 특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면서... 그래서 단조로운 우리의 삶은 코로나 이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삶이 참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
산골에서의 삶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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