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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안해, 너희를 오래 바라봐줘야하는데...

by 풀빛달빛 2023. 9. 12.

집 마당과 둘레에 꽃이 한가득이다.
그런데 나는 너희 얼굴 하나하나 쓰다듬어주며 '너 참 예쁘게 피어났구나!' 인사할 여유조차 없네, 속상하게도!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찬물 한컵 마시고 황옥밭으로 달려가 사과를 따다가 날이 뜨거워지는 정오 가까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와 아침 겸 점심을 허겁지겁 먹는다.('먹어치우고'가 더 정확한 표현이겠네)
요즘도 한여름처럼 뜨겁기만 한 한낮에는 오전에 따온 황옥을 선별하고 정리해서 저온저장고에 쌓는 작업을 하고.
오후 두시반이나 세시경부터 다시 황옥수확하러 밭으로 ~
새벽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내 키보다 배 가까이 높고 무거운 철재 사다리를 들고 다니며 사과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메고 오르내려야하는 일은 무척 힘들다. 더구나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에는 더욱.
새벽에 황옥 밭으로 나가면서, 수확해온 황옥 선별작업할 때나 참 먹으며 잠깐 쉴 때 혹은 일 마치고 난 어둑해질 무렵에나 잠깐씩 너희들을 바라보며 미소짓는다.
내가 제대로 바라봐주지 못했음에도 너희들은 참으로 예쁘게 피어났구나, 고맙게도!


그런데 니들, 진짜 반짝반짝 빛이 나는구나!
나도 니들처럼 빛나던 시절이 있었을까... 있었겠지... 어쩌면 지금 또한 빛나는 시절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