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농사를 하는 우리에게 5월은 어찌 보면
잔인한 달이다.
세상은 온통 초록빛으로 눈부시게 빛나고
샛파란 하늘까지 꽃향기가 넘실대지만
우리는 4월 말부터 5월 내내 쉬지 않고 부지런히
사과꽃 따고 사과 열매를 솎아내야 한다.
사과농부에게 가장 바쁜 시절.
요즘은 호르몬 약제로 꽃을 솎아내거나
인부를 많이 써서 며칠만에 끝마치는 과원들이 대부부이지만
우리는 오로지 우리 부부 둘만의 힘으로 하다 보니
정말 하루 해가 어떻게 뜨고 어떻게 지는지도 모를 정도로 너무 정신없이 바쁘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 차려 먹고 밭으로 나가서
점심 때까지 한 번 정도 쉬고는 계속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가위질을 하다가
점심 때 아무거나 대충 후다닥 차려 먹고 곧바로 밭으로 나가서
또다시 저녁 해질 무렵까지 한 번 정도 쉴 뿐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한다.
내 키 두배는 족히 넘는 8단, 9단 되는 높고 무거운 금속재 사다리를 메고 다니며
오른손으로 끊임없이 적과가위로 사과꽃과 사과 열매를 솎아내는
고된 작업이 이루어지는 5월.
마당의 꽃들은 알록달록 오색 빛깔로 피어나 향기를 한껏 자랑하는데
주인이 봐주지를 않으니 저들도 시들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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